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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소환] 미주 한인들 반응, 실망·분노 '… …' 부끄럽다

■이주 한인들 반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지켜본 미주 한인들은 실망과 분노 자괴감에 휩싸였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참담한 반응도 보였다. 무엇보다 전직 대통령이 세번째로 검찰에 '끌려가자' 대한민국 전체 이미지 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스칼렛 엄 LA한인회 회장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으로 부끄럽다. 노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을 진실대로 밝히고 벌을 받을 게 있다면 받아야 할 것"이라며 "더이상 부끄러운 일이 언론에 실리지 않도록 조속히 결말이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온지 2년째인 스티브 박(54)씨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노 전 대통령이 검은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을 보며 실망감이 앞선다"며 "국정운영은 미숙했지만 그래도 도덕성은 높다고 평가했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부동산 브로커인 리처드 구씨는 "얼마 전에는 해머가 국회에 등장하더니…. 이번에는 대통령이 소환돼 국가적으로 창피하다"며 "외신들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는 소식에 한국의 국가 신인도가 추락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한인들은 도덕성과 참신성을 강조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리 의혹과 연루돼 소환 받는 것 자체를 비난했지만 일부는 두둔하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유학생 이명준(26)씨는 "구태 정치와 단절을 선언해 노짱으로 떴던 대통령인데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해 일부러 저지른 비리도 아닌데 검찰이 지나치게 표적 수사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지지자인 어거스틴 김(39)씨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만 해도 가슴이 벅찼는데 지금은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청렴 이미지는 깨졌지만 받은 금액은 크지 않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패션업 대표인 배준식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불명예스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노 전 대통령 귀갓길 '최선을 다했다' 혐의 대부분 부인…'박연차 대질' 불발 '아니다 맞다 기억나지 않는다' 로 답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마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일(한국시간) 새벽 2시10분 귀갓길에 오르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기존 입장대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연차 회장이 건넨 모두 600만 달러에 달하는 돈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른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소환 전 노 전 대통령은 서면질의서에서 "100만 달러와 12억5000만 원에 대해서는 몰랐으며 500만 달러는 퇴임 후 알았지만 정상적인 투자금"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밤 11시쯤 박연차 회장과의 대질신문을 계획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두 사람은 잠깐 만나 악수만 나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격한 논쟁을 피했다고 한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아니다. 맞다.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주로 답하면서 법적 평가가 필요한 대목에선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충분히 길게 해명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재소환 계획은 없다"며 "대질 신문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소환 조사의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1시19분 대검찰청에 도착한 뒤 식사나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진술조서를 확인하는데 2시간 이상 걸려 귀가 시간이 늦어졌다. ■법정공방으로 가나… 검찰, 유죄입증 위해선 숨겨진 '사실' 내놔야 피의자 조사를 마친 검찰은 내주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자는 것이다. 재판이 시작되면 검찰과 노 전 대통령 측은 박연차 회장이 건넨 600만 달러의 주인이 누구인지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을 빼돌려 형성한 비자금의 성격을 놓고 본격적인 다툼을 벌이게 된다. 노 전 대통령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박 회장이 2007년 6월 청와대에서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건넨 100만 달러와 작년 2월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송금한 '호의적 투자금' 500만 달러의 존재를 모두 퇴임 후에 알게 됐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 전 비서관이 횡령한 12억5000만원의 존재도 검찰 수사로 비로소 알게 됐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검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예상대로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검찰 입장에서는 이를 허물어뜨리기 위한 증거를 재판에서 제시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이 단순히 돈이 오간 사실을 알았다는 수준을 넘어 직.간접적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노 전 대통령과 정면 배치되는 박 회장의 진술이 법정에서 신빙성 있는 증거로 받아들여질지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상식선에서 부인과 아들의 돈거래를 몰랐겠느냐'는 논리 또한 엄격한 증거 재판주의라는 벽을 넘어서기에는 다소 힘이 부쳐 보인다. 따라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진술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숨겨진 '사실'을 법정에서 얼마나 더 내놓을 수 있을지가 노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전반적 관측이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

2009-04-30

[노 전대통령 소환] 이모저모…이동시간·경로 '007 작전' 방불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앞에는 보수단체와 노사모 측이 모여 각기 다른 주장을 제기했다. 보수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반면, 노사모 측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보복성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국민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한어버이연합회 등 5개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대검 앞에서 ‘권력비리 부정부패 노무현 즉각구속 기자회견’을 열고 “법을 잘 지켜야하는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기 때문에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사모 회원 150여명은 “당신이 있을 때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거는 한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검 청사로 들어가는 노 전 대통령의 차를 향해 계란과 신발을 던졌지만, 노 전 대통령이 탄 차에 맞지는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서울까지 오는 과정에서 입장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차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휴게소에서는 내리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경로, 교통수단 등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출발 바로 직전까지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당초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대형버스가 봉하마을과 가장 가까운 남해고속도로 동창원 나들목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작 남해고속도로 진례나들목으로 진입했다. 또 경찰에 처음 통보했을 때는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했다가 이동 중 갑자기 노선을 바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경유했다. 따라서 차량은 김해~창녕~현풍~성주~김천 노선을 선택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직전인 30일 오전 7시30분 봉하마을 사저 뒤켠 도로변에 ‘노사모’와 지지자 등 100여명이 노란 장미와 풍선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나서 걸어갈 때 노란 장미를 길 바닥에 던져 지르밟고 가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장미꽃 줄기에 있는 가시를 제거하지 않았는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 조사 등으로 겪게 될 가시밭길을 의미한다고 노사모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승합차를 타고 사저 정문을 나섰다. 마을 주민 50여명은 이에 앞서 검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진 뒤 10여개의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2009-04-29

[노 전 대통령 소환]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다음에 하시죠'

30일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두 얼굴'을 보였다. 봉화마을을 떠날때 표정과 검찰청사에 도착해서의 표정이 달랐다. 이는 수사법으로 갈라졌다. 봉화마을 사저에서 떠나면서는 국민에게 고개숙여 "면목이 없습니다. (…)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표정은 우울했고 잠시 눈을 감기도 했다. 하지만 5시간 뒤 검찰청사에 도착해서는 "면목없다"고 짧게 말한 뒤 다시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다음에 하시죠"라고 짧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담담했고 알듯 모를듯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검찰에 소환된 것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송구하고 미안하지만 검찰 즉 법 앞에서는 부끄럼없다는 것을 강조한 표정과 다름없다. 검찰 조사가 600만 달러를 수수한 '사실 증명'을 따지는데 집중되는 것에 '자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검 청사로 들어가는 노 전 대통령의 차를 향해 계란과 신발을 던졌지만, 노 전 대통령이 탄 차에 맞지는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서울까지 오는 과정에서 입장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차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휴게소에서는 내리지 않았다. 김석하 기자

2009-04-29

검찰소환 '고개숙인 노 전 대통령'…'국민께 면목 없습니다'

또다시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한국시간) 검찰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해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에서 관련된 혐의에 대해 1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사진 촬영 직후 대검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7층에 있는 이인규 중앙수사부장실로 향했다. 이어 1120호 VIP조사실로 옮겨 600만달러 수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조사한 혐의는 크게 네 가지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송금한 500만달러, 박 회장이 청와대 관저로 전달했다는 100만달러, 박 회장이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건넨 3억원, 그리고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에서 횡령한 12억5000만원 등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이 돈들의 경로를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와 돈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노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를 출발하면서 몰려든 지지자들에게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 가서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머리를 숙였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전 국민의 시선이 쏠렸다. 이날 한국서는 TV앞에 많은 국민들이 운집했고, LA서도 중앙방송 등의 생중계에 많은 한인들이 귀를 기울였다. 임성준(46·LA)씨는 “막상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것을 보니 착잡하다”며 “구태 정치와 단절을 표방하며 깨끗한 정치를 앞세워 지지했는데…, 배신감도 든다”고 말했다. 최상태 기자

2009-04-29

[노 전 대통령 소환] 구속영장 청구하나…불구속 기소뒤 재판회부 가능성 높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까.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수사팀의 내부 검토와 수뇌부의 의견을 종합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구속영장 청구나 불구속 기소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거듭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신분이라는 점을 감안해 과거 수사 사례 등 여러 변수를 검토해왔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노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영장이 청구되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그러나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보다는 불구속 기소한 뒤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쪽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검찰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영장이 발부돼 구속되면 국가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지난 정권 사정수사의 정점인 만큼 자칫 '정치수사'라는 역풍을 맞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대부분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도 있어 강수가 되레 악수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이전 대통령들이 수천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것과 비교하면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액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어서 영장 청구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검찰의 고민 중 하나다.

2009-04-29

[노 전 대통령 소환] 검찰 맞설 제1 변호인은 '노무현 자신'…검찰·변호인 누구인가

검찰의 최고 수사 부서인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특수 수사통 검사들로 구성돼 있다. 사령탑인 이인규 중수부장은 2003년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SK그룹 비자금을 수사하면서 손길승.최태원 회장을 구속했다. '재계의 저승사자'가 별명일 정도로 기업 수사에 밝은 그는 이듬해 원주지청장 때 안대희 중수부장의 요청으로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도 참여했다. 조관행 전 고법 부장판사 등 법조 비리 사건 수사를 하면서 법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중수부의 2인자로 언론의 창구 역할도 맡고 있는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평검사 시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수사에 모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전직 대통령 수사 전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때는 당시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로서 대검에 파견돼 기업 쪽 수사를 담당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때는 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가 연루된 한보 사건도 수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를 직접 담당할 우병우 중수1과장은 2001~2002년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수사를 했다. 이용호 게이트는 결국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홍업씨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다. 중수2과장인 이석환 검사는 2003년 이인규 중수부장의 SK비자금 수사에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이 제의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SK수사에) 외압 있었다"고 발언해 "검사가 소신껏 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던 인물이다. 변호인단은 노무현 정부 때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며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법조인들이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동시에 검찰의 사정 수사를 통치권 차원에서 조율해 왔던 이들이 이번엔 '방패'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청와대 근무를 제외하면 공직 경력이 없는 재야 변호사 출신인 것도 눈길을 끈다.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민정수석을 거쳤다. 김진국 변호사는 민정수석실 소속 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문 변호사와 김진국 변호사는 또 각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산.경남 대표와 사무차장을 지냈다. 전해철 변호사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 경력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와 사위 곽상언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합류해 있다.

2009-04-29

[노 전 대통령 소환] '가족이 쓴 600만불 재임 중 몰랐습니까' 자신감 보이는 검찰

한 달 가까이 이어진 '600만 달러+α'의 진실게임을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찰이 마침내 승부를 가린다. 대검 중수부는 소환 하루 전인 29일 200여 개의 질문 사항을 확정하고 '피의자 노무현'을 압박할 준비를 마쳤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진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검 중수부는 내달 1일 조사 결과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의 압박 카드 중 하나는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아 채무 변제에 썼다고 밝힌 100만 달러의 사용처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딸이 이 돈의 일부를 썼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건호씨로부터 "미국 유학 시절 어머니(권 여사)로부터 10만 달러 이상을 받아 투자금 등에 사용했고 수시로 수만 달러씩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돈이 100만 달러의 일부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부인이 100만 달러를 받았고 아들이 그 일부로 보이는 돈을 받아 썼는데 노 전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딸에게도 수만 달러 이상이 송금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또 500만 달러를 실질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드러난 건호씨가 2008년 2월을 전후해 청와대와 수시로 접촉한 정황도 확보했다. 가족이 쓴 600만 달러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알았고 결국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돼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보강 증거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박 회장과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을 대질신문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은 대질에서 져 본 적이 없다"며 수사에 진척이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횡령한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도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2006년 9월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건넨 1억원짜리 시계 2개에 대해서도 물을 계획이다.

2009-04-29

[노 전대통령 소환] 노사모-보수단체 충돌할까 비상경계…숨 가빴던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일인 30일(한국시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은 경찰과 경호팀 취재진으로 새벽 일찍부터 숨 가쁘게 돌아갔다. 경찰과 경호팀은 봉하마을 공터에 지휘본부를 세우고 차량의 진입과 주차를 통제하는 한편 국내외 취재진에게 비표를 나눠주며 봉하마을의 출입 인원을 제한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이동 행렬과 취재진 보수단체 회원과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 주민들이 뒤엉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출입 통제선(폴리스라인)과 보도 제한선(포토라인)을 설치하는 등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 경찰 일부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 뒤쪽 봉화산에 올라가 순찰을 돌았고 경호팀은 노 전 대통령 이동시 구간별 거리와 시간 신호등 조정 문제를 재점검했다. 경찰은 이날 교통안전을 위해 1개 중대 60명 우발적 상황에 대비해 3개 중대(여경 30~40명 포함) 180명 등 240여명을 봉하마을 주변에 배치했다. 전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도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렌즈에 담기 좋은 장소에 카메라와 방송 장비를 세워놓고 사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방송사는 헬기를 띄워 노 전 대통령이 이동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봉하마을 주민들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등 지지자들은 봉하마을 진입 도로 양옆에 배열해 노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들은 전날까지 봉하마을 도로에 노란색 풍선을 다는 등 배웅 준비를 마쳤고 노 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은 풍선 아래서 촛불 문화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노 전 대통령 일행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고속도로 휴게소 곳곳에 고속도로순찰대와 전경대원을 배치했다.

2009-04-29

[노 전 대통령 소환] 참여정부 시절 각료 사저방문, 이동시간·경로 '007 작전' 방불…이모저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경로 교통수단 등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출발 바로 직전까지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당초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대형버스가 봉하마을과 가장 가까운 남해고속도로 동창원 나들목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작 남해고속도로 진례나들목으로 진입했다. 또 경찰에 처음 통보했을 때는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했다가 이동 중 갑자기 노선을 바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경유했다. 따라서 차량은 진례~북창원~칠원~창녕~현풍~고령~상주 노선을 선택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문제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들이 대검찰청 청사 주변에 집결해 세 과시를 할 것으로 보고 만일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 병력 600여명을 배치했다. 대검 청사 정문 앞에는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 ○…검찰에 출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사전에 '추적 취재' 언론사가 정해졌다. 신문.통신사 가운데는 중앙일보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시스 등이 방송사는 KBS MBC SBS YTN 4사가 취재에 나섰다. 추적 취재 차량을 미리 정한 것은 수십대의 취재차량이 노 전 대통령 탑승 차량 접근을 시도하며 취재경쟁을 벌일 경우 경호상 문제는 물론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사전 조율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직전인 30일 오전 7시30분 봉하마을 사저 뒤켠 도로변에 '노사모'와 지지자 등 100여명이 노란 장미와 풍선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나서 걸어갈 때 노란 장미를 길 바닥에 던져 지르밟고 가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장미꽃 줄기에 있는 가시를 제거하지 않았는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 조사 등으로 겪게 될 가시밭길을 의미한다고 노사모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승합차를 타고 사저 정문을 나섰다. 마을 주민 50여명은 이에 앞서 검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진 뒤 10여개의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인사 30여명이 30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이들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안내로 노 전 대통령을 만나 차를 나누며 위로와 응원의 뜻을 전하고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출발할 때 배웅했다. 이들 중에는 유 전 장관 외에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안영배 전 국정홍보처 차장 등 참여정부 각료를 지낸 인사들이 보였다.

2009-04-29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시애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본국 검찰은 500만불의 종착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고 특히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6월30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과테말라 IOC 총회 참석차 출국하기 직전 100만 달러를 받았고, 경유지인 시애틀에서 아들 건호씨를 만나 이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한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시애틀에서 보낸 23시간40분에 관심을 모으고 당시 권찬호 시애틀 총영사도 소환 조사하는 등 현재 본국 언론에는 시애틀 관련 기사가 무성하다. 이 기사를 대할 때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시애틀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의 언행이 생각난다. 간담회장에서 노 전대통령은 대뜸 “여러분, 대통령 보러 왔지요?” 라고 첫인사를 했다. 또 공식 연설문 대신 즉흥 연설을 했는데 말이 정돈되지 않고 장황해 취재 기자로서 내용을 정리하기에 한창 애 먹었다. 옛날 청문회 때 말을 잘해 인기 있었다는 소문과 달리 연설을 너무 못했다. 또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도 가서 큰소리 먼저 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큰 박수를 받았지만 실패해 언론들이 시애틀에서 실언을 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런데 그후 2년이 가까운 지금은 실언이 아니라 뇌물 문제로 시애틀 방문이 다시 크게 초점이 되고 있어 우리들을 실망시키고 분노케 한다. 당시 권찬호 총영사는 노 전대통령이 아들에게 100만불을 주었다는 사실 여부를 알지도 못했다고 진술했고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이를 부인했지만 검찰의 주장이 진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더 큰 국제적 망신감이기 때문이다. 13년 전 당시 시애틀 김균 총영사가 한국에서 5만불을 다른 사람 부탁으로 들여오다가 공항에서 적발되어 외화 밀반출 혐의로 입건, 직위해제 된 것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100만불 현찰 돈가방을 몰래 시애틀에 온 대통령 전용기에 숨겨와 아들에게 주었다면 이것은 분명한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이니 믿을 수 없다. 어떻게 대통령이 이럴 수 있을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때 대통령 전용기도 외화 밀반입 여부로 검색 받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우리들 또한 공항 영접 때 태극기를 단 대통령 전용기가 미국 땅에 도착하면 자랑스럽기 보다는 혹시 저 비행기 안에 달러? 하는 불미스러운 감정마저 들지 않을까? 더 분노케 하는 것은 수백만불 뇌물을 받은 대통령을 우리들이 그런 사실도 모르고 순진하게 열렬히 환영했다는 점이다. 당시 노 전대통령은 연설에서 "처음 대통령 되었을 때 동포사회에서도 아이고 죽었다, 큰일 났다고 생각 하신 분들도 계셨고 더구나 한국 안에서는 더 많았고, 앞으로 5년 동안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다고 신문에서도 마구 썼지만 그러나 그동안 큰일 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 “아이고 죽었다. 큰일났다.” 염려한 국민들의 생각이 들어맞았다. 또 "5년 전 선거 때 새로운 정치를 주장했는데 진전된 것도 있지만 아직 해결 안 된 것도 많다"며 후진적 요소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대통령이 돈을 가져오라고 하니 다음 날 현금 돈가방을 청와대로 가져오는 후진적 요소도 스스로 극복하지 못했다. 시애틀을 방문한 역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까지 모두 본인이나 아들들이 뇌물 등으로 수감 되는 추태를 언제까지 관망해야 하는지? 노씨는 빚 갚기 위해 돈 받았다고 변명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퇴임시 1000만불 빚이 있었으나 퇴임 후 연설과 자서전 발간으로 빚을 다 갚았다. 한국 대통령들도 뇌물 받지 않고 퇴임 후 떳떳하게 연설하거나 자서전을 출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국민들은 조금만 받아도 뇌물죄로 가차 없이 처벌되는데 대통령은 수백만불을 받고 있으니 어떻게 대통령을 존경 할 수 있을까? 노 전대통령은 시애틀에서 “대통령 보러 왔지요?” 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지만 우리는 그런 위선적인 대통령은 보기 원치 않는다. 이민사회에서 언어장벽, 문화 충격 속에 시간당 몇 달러를 더 벌겠다고 고생하는 한인들에게 뇌물 받고 아들에게 100만불을 주는 대통령은 환영할 수 없다. 시애틀에서 우리는 겉모습의 노 대통령을 봤다. 검찰 발표가 나면 진짜 노무현씨가 어떤 대통령이었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수치스럽고 위선적인 대통령은 영원히 시애틀에 오지 않기 바란다.(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국장

2009-04-17

[살며 생각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

지금쯤 봉하마을은 벛꽃이며 복사꽃, 목련꽃 등 화사한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겠지요. 사상 유례없는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서민들의 마음속에도 경기회복의 따스한 봄기운이 스며들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자그마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제가 감히 높은 분께 글을 올린다는 것이 주제넘은 일인줄 압니다만 신문에서 노 전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읽고 너무나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에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제 마음 속에 그려진 당신의 인상은 ‘깨끗함·당당함·소박함·서민적임·약자의 편에 서는 분’ 등 한마디로 참신한 지도자의 이미지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았고 탄핵의 거센 바람까지도 막아주었지요. 5·6공 청문회 때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혼쭐 내주던 ‘노무현 의원’의 모습은 아직도 제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그때 청문회장에서 당신이 던진 날카로운 질문과 촌철살인의 정확한 지적은 국민들의 마음속을 후련하게 해주었으며 그 일로 청문회 스타 라는 별명까지 얻으셨었지요. 그때 보여주신 눈부신 활약상이 후일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신문에 나는 당신과 그 주변에 대한 불미스러운 기사는 제가 이제까지 생각했던 ‘인간 노무현’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어서 심히 혼란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청렴결백을 강조하시던 당신이 아닙니까? 뇌물을 받는 공무원은 패가망신을 시키겠다던 분이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니요. 그것도 대통령 관저인 청와대 경내에서 말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혐의가 믿기지 않아 사실무근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날이 갈수록 드러나는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어떤 형태로든 불법적인 돈거래가 이루어졌던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노 전대통령께서는 엊그제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신 사과문에서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해명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부인이 한 일이라 자신은 모른다는 말씀인데 바로 그 뒤에 나오는 ‘미처 갚지 못한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 라는 것은 무슨 말씀입니까? 돈의 용처를 알고 있는데 돈거래 사실을 모르셨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님, 언필칭 청렴결백을 주장하시던 노 전대통령님이 뇌물을 받은 것도 실망스럽지만 사실이 밝혀지자 ‘집사람이 한 일이라 나는 모른다’ 하고 부인 탓을 하는 것은 비겁한 일 아닙니까. 설령 권양숙 여사가 혼자 한 일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한 가정의 남자라면 집안 단속을 못한 것에 대해서 남자답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대통령님, 당신이 기업인으로부터 받은 달러화에는 워싱턴·링컨·프랭클린 등 역대 미국 대통령과 선각자들의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그만큼 대통령은 국가의 리더로서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자리입니다. 화폐 뿐 아니라 ‘러쉬모어’ 산의 암벽에는 워싱턴·링컨·제퍼슨·루즈벨트 등 대통령들의 거대한 얼굴모습이 조각돼 있습니다. 훌륭한 대통령의 업적을 자손 대대로 수수만년 기리자는 뜻이 담겨있겠지요. 불행하게도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기 보다는 망명지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든가 부하에게 총살당하거나 교도소에 수감되는 등 불명예스럽게 권좌에서 물러난 분들이 많습니다. 청문회 스타였던 당신이 청문회 증인석에 서게 된다면 이 얼마나 서글픈 역사의 아이러니입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님, 솔직하십시오. 그리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구차하게 변명 하시지 말고 깨끗하게 책임을 지십시오. 이것만이 당신을 믿었던 국민들을 더이상 실망시키지 않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사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2009-04-13

[중앙 칼럼] 오바마와 노무현

건국 233년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첫 해외순방을 마친 후 대중적 인기가 더 높아가고 있다. 지난주 G-20회담을 통해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새내기 리더 오바마는 취임 3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남을 배려하는 태도와 진솔한 언변으로 강대국 리더들의 마음을 휘어잡으며 미국의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특히 전임 조지 W. 부시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한 '막가파' 언행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장점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선거혁명을 이룬 미국 국민들의 여론 역시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CBS.뉴욕 타임스가 취임 11주일을 맞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의 국정 전반에 대한 지지도는 66%에 달했다. 불만 표시 비율은 24%에 그쳤다. CBS는 "거의 모든 민주당 지지자들과 무당파 유권자 대다수가 오바마에게 호의를 보였으며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31%로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미국의 대통령이 존중받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67%였으며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경우는 18%였다. 2006년 6월 부시를 상대로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고작 30%였다. 이쯤되면 첫 유색 인종 대통령에 대한 일부의 우려와 비난이 기우였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오바마는 도발적인 언사와 행동을 배격한다. 그는 예의 바르게 처신한다.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과 철학을 존중하고 또 존중한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한다. 터키 방문을 마친뒤 바그다드를 깜짝 방문한 오바마는 "이제 이라크인 스스로 국가와 주권에 대해 책임을 떠맡을 때가 됐다"며 미군의 2011년말 철수 방침을 재확인 이라크 시민들을 안심시키는 용의주도함을 과시했다. 앞으로 미군에 대한 적대적 테러를 방지할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군은 이라크가 민주적 국가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했으며 이는 대단한 업적"이라며 피를 흘린 자국 군대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화해의 제스처는 '최대 골칫거리'를 향해서도 이어졌다. "미국은 이슬람을 존중한다"며 적대관계였던 회교에도 적극적인 손짓을 보낸 것이다. G-20 모임에서 '종교계 끌어안기' 행보에 나선 오바마는 이스탄불 호텔에서 이슬람.그리스 정교.아르메니아 정교.유대교 등 각 종교계 지도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미국은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한 무슬림 신앙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며 적극적인 공경을 표시했다. 또 비잔틴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아야 성소피아 성당과 17세기에 지어진 이슬람 사원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까지 찾았다. 이슬람 신자인 부친을 두고 본인 자신도 '후세인'이란 미들네임을 지닌 오바마의 호소는 진정성을 담으며 세계 평화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리더 오바마의 남다른 처신과는 대조적으로 퇴임하자마자 천문학적인 뇌물수수로 검찰 조사를 앞둔 한국 대통령 가족의 모습이 교차하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덕분에 모진 꼴 안봐 천만다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창피한 스캔들이 꼬리를 무는 조국의 '대통령 자화상'은 과연 언제쯤 변할까.

200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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